방중 앞둔 블링컨 “中, 쿠바서 도청 시설 업그레이드” 공식 확인

  • 뉴스1
  • 입력 2023년 6월 13일 13시 16분


오는 18일 방중을 앞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이 쿠바를 비롯한 전세계에 군사정보 수집 시설(스파이 기지)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이탈리아 외교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회견에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쿠바에 있는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백악관은 관련 우려를 쿠바 정부 측에 표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관계가 현재 긴박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의 소통이 계속 열려있길 원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일 중국이 미군 기지가 포진된 미 동남부를 감청할 수 있는 도청기지를 쿠바에 세우고 그 대가로 경제난에 허덕이는 쿠바에 수십억달러를 지급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해 화제를 모았다.

WSJ는 “중국의 쿠바 내 스파이 기지 건설 계획은 최근 수 주 동안 수집된 것으로 설득력이 있다”고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전 정부에서 이를 인지하고 그런 도전을 다루려는 일부 시도가 있었음에도 우린 이 문제에 대한 충분한 진전을 못 이뤘다고 평가했다”며 “좀 더 직접적인 접근법이 필요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이든 정부는 중국 정부와 관여하면서도 조용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왔다면서 “우리의 전문가들은 이런 외교적 노력이 중국의 (정보 수집을 위한 시설) 확장 시도를 늦췄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처럼 미국이 중국의 군사정보 수집 시설 운영 사실을 공식 확인함에 따라, 오는 18일 블링컨 장관의 방중 및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된다.

당초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백악관은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하루만에 입장을 바꿨는데, 블링컨 장관은 이번 주말 방중을 앞두고 사전 기싸움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은 쿠바 내 중국 도청기지 보도가 거짓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또 다른 미국과 중국의 갈등 요소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 2월 초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중국 정찰풍선 사태가 불거지면서 방중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한편 미국 행정부는 이날 자국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 기업 등 단체 31곳에 무더기 제재를 가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중국 단체 31곳을 비롯해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기업 등 총 43개 단체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들 단체가 미국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 이익에 배치되는 활동을 했다고 보고 제재를 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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