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월 물가상승률 4%로 2년만에 최저…금리동결 가능성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3일 22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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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미국 인플레이션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연준의 물가 목표치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6월은 건너 뛰더라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4% 상승해 4월 CPI 상승률(4.9%)보다 큰 폭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상승률이다. 전달 대비 CPI도 0.1% 상승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식료품과 에너지와 같은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3%, 전달 대비 0.4% 상승으로 여전히 ‘끈적거리며(sticky)’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월 주거비는 전년대비 8.0%, 전월 대비 0.6% 올라 계속해서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5월 CPI 상승률은 주거비 물가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며 “이어 중고차 및 트럭, 자동차 보험, 의류 등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미국 핵심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데다 2년 만에 최저치로 나타남에 따라 13, 14일 열리는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5월 CPI가 나온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일제히 상승했고,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될 때 보이는 시장 움직임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 CPI 발표 직후 시장 투자자들은 동결 가능성을 90.8%까지 높였다. 하루 전만해도 79.1%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CPI 상승률이 8.6%에 달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해 5월 4%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고 연준정책 목표(2%)와 거리가 멀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경제학자 조사에 따르면 연준이 결국 기준금리를 현재 5~5.25%에서 연중 5.5~6.0% 사이로 인상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최소한 베이비스텝(0.25% 인상)을 두 번 더 단행해야한다는 의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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