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리시 수낵 현 총리와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작위 수여를 놓고 격한 공개 설전을 벌였다. 수낵 총리는 존슨 전 총리의 집권 당시 재무장관으로 재직했다. 그러나 존슨 전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방역 수칙을 어긴 채 파티를 즐겼다는 ‘파티게이트’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지난해 7월 주요 장관 중 가장 먼저 사표를 던졌고 이후 다른 장관도 줄사표를 내면서 존슨 전 총리의 사임을 초래해 앙숙이 됐다.
수낵 총리는 12일 런던의 한 콘퍼런스에서 존슨 전 총리가 무리하게 최측근의 작위 수여를 종용하고 있다며 “이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권하면 정치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며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상 전직 총리는 퇴임 후 측근에 대한 작위 수여를 요청해왔다. 상원의 지명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각각 60여 명을 추천했지만 존슨 전 총리는 약 100명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일 발표된 최종 명단에는 존슨 전 총리가 추천한 인사 가운데 최측근 네이딘 도리스 전 문화장관, 나이절 애덤스 하원의원 등 8명이 빠졌다. 이에 존슨 전 총리 측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수낵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받아친 것이다.
수낵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존슨 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수낵 총리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talking rubbish)”고 반박했다. 재심사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낵 총리의 반응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14일 ‘파티게이트’에 관한 영국 정부의 최종 보고서 공개, 내년 총선에서의 존슨 전 총리 출마 등을 두고도 계속 부딪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