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도착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오는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게이츠는 14일 저녁 트위터를 통해 “베이징에 도착했다”면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전 세계 보건·발전 문제를 해결하기 중국 파트너들과 15년 넘게 함께해 왔다”며 “오랜만에 이들을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 보건 불평등, 식량 불안 등을 해결하려면 혁신이 필요하다.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부터 기후 변화 적응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며 “전 세계의 더 많은 이들이 이러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게이츠는 그간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협력해 온 중국 측 파트너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후 16일에는 게이츠와 시 주석이 일대일로 만난다고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이 로이터에 전했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단독 회담이 유력하다고 부연했다.
만남이 성사된다면 게이츠는 약 8년 만에 시 주석과 회동하게 되는 것이다. 두 사람은 2015년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시 주석에게도 이번 만남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경을 봉쇄하면서 약 3년간 해외 순방을 중단하고 외국 기업인과의 만남도 삼갔다. 따라서 게이츠와의 이번 회담은 시 주석의 오랜 비즈니스 외교 공백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올 초 중국이 국경을 개방한 이후 여러 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했지만 대부분 장관급 인사와 회담하는 데 그쳤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3월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났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를 만났다.
게이츠의 이번 방중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장관급 회담이 재개되는 등 악화 일로를 걷던 양국 관계가 급물살을 타면서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당초 지난 2월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지만 정찰풍선 사태로 관련 일정이 전격 취소됐다.
그러나 양국 간 조율 끝에 4개월 만에 중국을 찾는다고 이날 미 국무부가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공교롭게도 게이츠가 시 주석과 회담하는 16일 중국 땅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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