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장악’ 배터리 키우려 지원
전고체-LFP 전지 연구개발 계획
일본 정부가 도요타자동차의 일본 내 전기차 배터리 투자에 1200억 엔(1조1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16일 보도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주요 품목이자 한국, 중국이 장악한 전기차 배터리를 키우기 위해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자국 기업 지원에 나선 것이다.
도요타는 일본 경제산업성 보조금을 더해 총 3300억 엔(3조 원)을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해 연간 생산 능력을 25GWh(기가와트시)까지 늘릴 방침이다. 파나소닉과 공동 출자하는 효고현 배터리 회사 공장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 라인을 늘린다.
도요타는 정부 보조금 등으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리튬인산철(LFP)전지 연구 개발에 나선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무겁고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싸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기술이 좋아지면서 테슬라, 벤츠, 폭스바겐 등이 LFP전지 탑재를 선언했고 현대차도 배터리 다변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상태다. 중국이 장악한 시장에 한국 업체들이 추격에 나선 상황에서 일본 업체도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강력한 도전자로 등장하게 됐다.
일본 정부는 중국, 한국에 밀리는 배터리 자국 생산을 강화해 경제 안보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진 상황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배터리의 국내 제조 기반을 키워 공급망 재편 리스크를 낮추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구마모토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대만 TSMC에 역대 최대 보조금인 4760억 엔을 지원했고 미국 IBM과 연합한 라피더스에 3000억 엔을 지원하는 등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 정책을 쓰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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