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7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과 연쇄 통화를 갖고 한미일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5년 만의 방중에 나서기 직전 한미일 연대를 과시하며 중국을 압박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한중 관계에 관한 우리 측 입장을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최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한 논란의 발언에 대한 우리 대응 기조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에 “상호 존중에 기반해 성숙한 한중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한국 측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사실상 한중 관계 ‘리밸런싱(rebalancing)’에 나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개 지원에 나선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또 조만간 방중 결과에 관해서는 신속하게 우리 측과 상세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중의 목표로 경제 분야 등 미중 고위급 소통 복원을 내건 가운데 고조됐던 한중 관계 역시 진화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중국을 압박했다. 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거듭된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의 공동이익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또 최근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 만큼 안보리 내에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한미일 3국이 지속해서 촉구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일 양국과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확장억제 협의를 통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NHK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6일(현지 시간) 한미일 안보실장 회담 후 “당분간 한미, 미일 양국 간 확장억제 메커니즘을 (각각) 심화시키는 데 주력한 이후 한미일 3국 단위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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