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보다 안타스포츠”… 中 애국소비 열풍에 글로벌 브랜드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9일 16시 48분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뉴시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뉴시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國潮·애국소비)’ 열풍이 두드러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경제 회복이 더딘 데다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에 눈을 돌리면서 로레알과 아디다스, P&G 등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로레알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줄곧 하락세다. 반면 중국 색조 브랜드인 ‘퍼펙트 다이어리’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앞세우며 2017년 온라인 출시 이후 5년여 만에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국산 브랜드가 됐다. 또다른 중국 화장품 브랜드인 ‘화시쯔’는 신생 브랜드임에도 2021년 중국 색조 시장의 15%를 차지했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2021년 중국의 스포츠웨어 기업인 안타스포츠에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줬다. 모건스탠리는 아디다스의 중국 시장점유율이 2020년 19%에서 2024년에는 11%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국산 윈난바이야오 치약은 P&G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애국소비 열풍은 애국주의 교육을 받고 자란 중국의 Z세대가 소비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올해 3월 주요 정책방향을 정하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자국 제품 사용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실제로 아디다스를 비롯한 서방 브랜드들이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강제노동 의혹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놨다가 불매운동에 시달린 바 있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도 중국 내 국산 제품의 인기가 커지는 요인이다. 로레알이 판매하는 6가지 색상 구성의 화장품은 23달러(약 3만 원)에 판매되는 반면, 퍼펙트 다이어리의 경우 12가지 색상 구성의 제품이 15달러(약 2만 원)에 불과하다.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브랜드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 소비 규모가 5조4000억 달러(6920조 원)에 달해 10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아디다스는 ‘중국(China)’이란 단어를 소매에 크게 적어 넣은 상의를 선보였고, 미국 명품 브랜드 ‘코치’는 지난해 중국에서 인기를 끈 ‘흰 토끼 사탕’ 디자인을 적용한 각종 의류를 출시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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