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아디다스 점유율 하락세
미중갈등속 자국 브랜드에 눈돌려
싼 제품 찾는 소비자 증가도 영향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國潮·애국소비)’ 열풍이 두드러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경제 회복이 더딘 데다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에 눈을 돌리면서 로레알과 아디다스, P&G 등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로레알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줄곧 하락세다. 반면 중국 색조 브랜드인 ‘퍼펙트 다이어리’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앞세우며 2017년 온라인 출시 이후 5년여 만에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국산 브랜드가 됐다. 또 다른 중국 화장품 브랜드인 ‘화시쯔’는 신생 브랜드임에도 2021년 중국 색조 시장의 15%를 차지했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2021년 중국의 스포츠웨어 기업인 안타스포츠에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내줬다. 모건스탠리는 아디다스의 중국 시장점유율이 2020년 19%에서 2024년에는 11%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국산 윈난바이야오 치약은 P&G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애국소비 열풍은 애국주의 교육을 받고 자란 중국의 Z세대가 소비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올해 3월 주요 정책 방향을 정하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자국 제품 사용을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실제로 아디다스를 비롯한 서방 브랜드들이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강제노동 의혹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놨다가 불매 운동에 시달린 바 있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도 중국 내 국산 제품의 인기가 커지는 요인이다. 로레알이 판매하는 6가지 색상 구성의 화장품은 23달러(약 3만 원)에 판매되는 반면, 퍼펙트 다이어리의 경우 12가지 색상 구성의 제품이 15달러(약 2만 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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