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차기총장 신경전에 9년 재임 현총장 유임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0일 03시 00분


英장관 출마에 美 사실상 비토
佛도 반대… 英 “브렉시트 보복”
바이든, 우크라전 이유 유임 요청

1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브뤼셀=AP 뉴시스
1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브뤼셀=AP 뉴시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두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나토 주요 회원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가 서로 이견을 노출한 것이다.

1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임기가 석 달 남은 가운데 유력한 후임 사무총장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이 시큰둥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백악관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월리스 장관 선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더 넓은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사실상 나토를 주도하는 미국이 월리스 장관을 비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리스 장관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하도록 지나치게 영국 정부를 닦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월리스 장관을 마뜩잖아 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 속하지 않은 국가 인물이 또다시 나토 사무총장을 맡는 것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EU 소속이 아닌 노르웨이 출신이다. 브렉시트를 통해 EU에서 이탈한 영국 인사가 사무총장이 되면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에서 잇달아 수장을 맡는 것이다.

이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나토 ‘킹 메이커’가 될 권리는 없다”며 “월리스 장관 선출을 무마하려는 그의 시도는 브렉시트에 대한 보복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결국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유임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을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에게 유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진행되고 있어 전쟁이 결정적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 나토 수장이 바뀌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가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년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창설 75주년 기념 나토 정상회의까지 그가 계속 사무총장을 맡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노르웨이 매체 NRK가 보도했다.

2014년 4년 임기 사무총장직을 맡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한 차례 연임한 데 이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1년을 연장해 9년째 재직 중이다. 역대 나토 사무총장 가운데 최장기 재임이다. 임기는 9월 말 끝나지만 다음 달 리투아니아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토#차기총장 신경전#현총장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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