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미중 관계가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미국의 신뢰성을 검증할 시간이 왔다고 평가했다. 양국 대화 물꼬를 텄지만 여전히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갈등 소지가 남아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0일 ‘이제는 미국의 신뢰성을 다시 검증할 때’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오후 블링컨 장관을 만난 것은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에서 가장 관심이 높았던 부분 중 하나”라며 “이는 블링컨의 방중 성과와 미중 관계의 완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이번 회담 시간이 길진 않았으나, 제공된 정보량은 매우 많았다”며 “시 주석은 중미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밝혔고 세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중미 관계를 필요로 하며, 미중 양국이 올바르게 지내느냐에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논평은 시 주석이 중국 인민은 미국 국민과 마찬가지로 자존심과 자신감이 매우 강한 국민이기 때문에 모두 더 나은 삶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양국의 공통 이익을 중시하는 것은 서로에게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는 점을 강조한 점을 언급하며 “미국 일각에서 중국의 발전을 위협으로 보고 있는 ‘대중 콤플렉스’로 간주하는 것이 미중 관계에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미국 스스로의 문제가 중미관계의 문제로 바뀌었다는 것은 미국 측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논평은 “중국은 미중 관계가 위기에 몰린 근본적 이유와 양국 관계의 최우선 과제, 중국 발전의 목적, 양국 관계에 위험 요인 등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했다”며 “중국은 미국에 악의는 없지만 탄압 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반격할 것이며 만약 미국이 중국의 전략적 의도에 아직도 오해가 있다면 이는 일부러 자는척 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모든 당사자가 낮은 기대감을 갖고 있던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서 몇 가지 구체적 합의에 도달했고 효율적으로 소통했다”면서도 “그러나 중미 관계가 ‘안정적’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중국과 미국 양국이 마주 보고 나가가는 것 뿐 아니라 미국의 ‘언행일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설령 이번 방문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기 어려울 순 있지만 중미 관계는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이는 미국,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고 국제사회가 원하는 것이며 한 때 의구심이 들었던 중미관계 안정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논평은 “중미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지만, 관건은 어떻게 가는 것이냐”라며 “미국과 중국이 많은 문제에 있어 여전히 이견이 있고, 그 누구도 블링컨의 이번 방문에 해결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점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중에서도 중미관계의 불건전한 긴장 상황을 전환해 이견을 통제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점이 가장 의미가 크다”며 “중국은 블링컨 장관을 대하며 중미 관계 안정과 소통에 대한 진정성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환구시보는 “우리는 블링컨이 귀국 후 중국에서 이해한 정보를 객관적이고 포괄적으로 전달해 중미 관계 안정을 위한 새로운 모멘텀 형성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며 “다시는 중국인에게 언행이 불일치한다는 인상을 줘선 안된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