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를 잔인하게 고문해 죽이는 글로벌 조직망이 전 세계에 걸쳐 있다는 사실을 BBC가 밝혀냈다고 19일(현지시간)보도했다.
BBC 탐사보도팀은 1년여 간의 기획취재를 통해 미국, 영국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수백 명의 의뢰자들이 인도네시아의 고문기술자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새끼 원숭이를 고문해 죽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처음엔 유튜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가 이후 암호화 메시지 앱인 텔레그램의 비공개 그룹으로 옮겨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BBC 취재진은 문제의 탤래그램 단체 대화방에 잠입했다. 이곳에선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극단적인 고문 아이디어를 내놓고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가의 업자에게 이를 수행하도록 의뢰하고 있었다.
의뢰를 받은 업자들은 새끼 원숭이를 고문해 죽이는 장면을 담은 ‘맞춤형 동영상’을 제작해 전달했다. 이들은 기괴한 방법으로 원숭이를 죽여 사디스트(가학적인 행위로 만족감을 얻는 사람)들을 만족케 했다.
BBC는 인도네시아 업자와 미국의 배급업자, 구매자들을 모두 추적해 이들이 사법당국의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현재 당국의 경찰이 구매자들을 추적 중이며, 이미 몇 건의 체포도 이뤄졌다.
영국에 사는 여성 3명은 지난해 체포돼 수사를 받고 풀려났으며, 미국 오리건주에 사는 남성 1명은 지난주 기소되됐다. 전 세계에서 최소 20명이 관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갱단으로 활동하다가 고문 영상 배급에 손을 대게 된 미국 남성(닉네임: 고문왕)은 단체 대화방에 합류했던 순간을 BBC에 고백했다.
그는 “(대화방에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투표를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망치를 쓸까요? 펜치를 쓸까요? 드라이버를 쓸까요?’ 등을 말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된 동영상에 대해선 “내가 살면서 본 것 중 가장 기괴했다”고 떠올렸다.
이 같은 원숭이 고문 및 살해 동영상은 텔레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여전히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BBC는 최근 극단적인 고문 콘텐츠를 다루는 단체 대화방 수십 곳을 찾아냈는데, 회원수가 1000명을 웃도는 대화방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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