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억만장자 탐험가 등 5명 탑승
잠수 1시간45분 만에 연락두절
육지서 1450km 떨어진 대서양
실종해역 수심 깊어 구조 난항
해저 4000m에 가라앉아 있는 타이태닉호 잔해를 둘러보기 위해 관광에 나선 심해 잠수정이 잠수 후 교신이 끊기며 탑승객 5명이 실종돼 미국 해안경비대가 수색에 나섰다. 바다 깊이 하강해 타이태닉호를 둘러보는 탐험 일정은 2시간 반 정도로 예정됐으나 18일(현지 시간) 오전 잠수 후 약 1시간 45분 만에 통신이 두절됐다. 잠수정에는 탑승객 5명 기준으로 최대 96시간(4일) 동안 호흡할 수 있는 분량의 산소가 탑재돼 있어 22일까지 실종자들을 구조하지 못할 경우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다.
● 잠수 1시간 45분 만에 교신 두절
미 보스턴 해안경비대는 미국과 캐나다 근해 대서양에서 실종된 미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엑스퍼디션’ 소속 잠수정 ‘타이탄(Titan)’을 찾기 위한 구조 및 수색 작업에 나섰다고 AP통신 등이 19일 전했다.
해당 잠수정에는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겸 탐험가 해미시 하딩(59)을 포함해 5명이 탑승 중이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하딩 씨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민간항공업체 ‘액션 에이비에이션’의 회장이다. 그는 2021년 2인용 잠수정을 통해 지구상 가장 깊은 수심으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해저 1만1000m)에서 최장시간(4시간 15분) 잠수하는 등 3개의 기네스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민간 우주기업인 블루오리진의 5번째 유인 우주비행에 참여하기도 했다.
타이태닉호 잔해 및 유물 복원을 주도하는 등 수십 차례 해저 탐사 경험이 있는 프랑스 국적의 폴앙리 나르졸레도 이번 관광에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의 대형 비료회사 엥그로(Engro) 부회장 샤흐자다 다우드 씨와 그의 아들도 실종 당시 잠수정에 있었다고 다우드 씨 가족들이 밝혔다.
하딩 회장 측에 따르면 타이탄은 16일 캐나다 최동단 뉴펀들랜드 래보라도주 세인트존스에서 출항했다. 이어 18일 오전 미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약 900마일(1450km) 떨어진 지점에 도착한 타이탄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기 위해 잠수를 시작했다. 이후 1시간 45분 만에 연락이 끊겼다.
해안경비대는 이날 항공기 2대, 잠수함, 수중 음파 탐지기 부표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경비대 측은 “육지와 거리가 너무 멀고, 잠수해야 할 깊이가 매우 깊어 수색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만약 잠수정이 타이태닉호와 멀지 않은 심해에 고립되어 있다면 유인 구조선으로는 접근 자체가 힘들고, 시야 확보도 되지 않아 구조 활동에 제약이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역사상 가장 깊은 수심에서 진행된 수중 구조로는 1973년 아일랜드 근해 켈트해에서 고립됐다가 76시간 만에 구조된 잠수정 사례가 거론된다. 당시 수심은 480m 정도였다.
● 타이태닉 심해 관광 ‘1인당 3억4000만 원’
타이태닉호 잔해를 둘러보는 심해 잠수정 관광은 해저와 수상을 오가며 약 8일간 진행된다. 1인당 25만 달러(약 3억4000만 원) 정도가 들어 ‘초호화 익스트림 관광상품’이란 평가도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한 차례 타이태닉 잔해 탐사 관광이 진행됐다. 잠수정 타이탄을 운용하는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엑스퍼디션은 2005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타이태닉호 잔해 유인 탐사를 14년 만인 2019년 재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타이탄은 10t 규모의 민간 잠수정으로, 4000m까지 잠수가 가능하다. 수용 인원은 5명이다. 오션게이트 엑스퍼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 타이탄을 타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단독 4000m 잠수에 성공했다. 영화 ‘타이타닉’ ‘아바타’ 등을 연출한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최초 성공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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