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새로운 우크라이나 지원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황폐해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1일 ‘제2차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에서 미국 정부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필요한 한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며 “양국은 이를 위해 깊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미국의 강력한 지원 패키지가 나온다”며 “약속을 계속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블링컨과 클레벌리 장관은 이번 회의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민간 부문의 참여를 독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서는 지원금 유용 방지를 위해 내부 부패 청산 등 각종 개혁 과제를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공공 자금도 물론 필요하지만 주로 민간 자금을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을 조달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주는 이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예단하고 싶지 않다”며 “중요한 건 영국이 글로벌 금융·보험 강국으로서의 전문성을 (재건에) 활용한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민간 기업으로선 선뜻 전쟁 중인 지역에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영국 정부가 나서서 리스크를 덜어줄 보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회의 첫날 기조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경제 안정 자금으로 2억4000만파운드(약 4000억원)을 지원하고 3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세계은행 대출을 보증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는 영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주관으로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된다. 이를 계기로 60개국에서 1000명 이상의 민관 관계자가 모여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우크라이나 재건 계획인 ‘그린 마셜 플랜’을 추진하기 위해 최대 400억 달러(약 51조원)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서유럽을 상대로 시행했던 ‘먀셜 플랜’과 같은 대규모 경제 원조를 우크라이나에 친환경적으로 실행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 세계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비용은 4110억달러(약53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2.6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수치로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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