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덮친 중남미 최악 가뭄…장기화에 비상사태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1일 20시 34분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완전히 갈라진 바닥이 드러난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의 한 저수지. 몬테비데오=AP 뉴시스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완전히 갈라진 바닥이 드러난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의 한 저수지. 몬테비데오=AP 뉴시스
중남미가 21세기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7년 만에 찾아온 슈퍼 엘니뇨 탓에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 현상이 우려되는 데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가뭄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라칼레 푸 우루과이 대통령은 19일 물 부족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속된 74년 만의 가뭄으로 수도 몬테비데오에서는 340만 인구 절반의 상수원이던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달 초부터 염분 농도가 강한 산타루시아강 하구 물이 상수도에 공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생수 한 병 가격이 2∼5배 폭등하자 몬테비데오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물 부족 사태를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우루과이 정부는 생수 부가가치세 면제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00년 만의 가뭄을 겪고 있는 파나마에서는 수위가 낮아진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화물선 최대 흘수(물에 잠기는 선체 깊이)를 다음달 19일까지 기존 14.47m에서 13.11m로 줄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세계적 곡창지대 아르헨티나는 올 1월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연간 곡물 수출액이 지난해 339억 달러(약 43조8230억 원)에서 184억 달러(약 23조7000억 원)로 급감할 전망이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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