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캘리포니아 해안서 독성 조류로 바다사자· 돌고래 떼죽음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2일 07시 55분


먹이 사슬에 독성 물질 개입..100여마리 중독사
신경독 일종 다모산 감염 해조류 먹은 멸치많아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지대에서 이 달 들어 바다사자와 돌고래들이 떼 죽음을 당하거나 심하게 병든 채 발견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그 원인이 독성 조류(藻類)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6월 첫 주만 해도 수 백 마리의 바다사자들이 죽은 것으로 미 연방해양대기청 산하 해양어류센터 (NOAA 어류센터)가 발표했다.

또 그 동안 죽은 돌고래의 수도 거의 100마리에 이른다고 산타 바바라에 본부를 둔 해양생물감시기구 ‘채널 아일랜드 체타시언 연구소’의 미셸 베르만 코발레우스키 소장은 말했다.

NOAA 발표에 따르면 죽은 해양동물들의 세포 샘플을 수거해서 검사한 결과 이들의 검체에서 독성해조류 슈도니치아의 성분인 신경독의 일종 도모산(domo酸)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이 독성물질은 해양 먹이 사슬에 파고들어가 해양동물이 이것을 먹거나 이것을 먹은 작은 어류 등을 먹을 때 동물들을 죽거나 병들게 한다고 해양대기청 연구자들은 밝혔다.

캘리포니아 보건부에 따르면 도모산은 인체에도 위험하다. 사람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축적된 이것을 어류나 갑각류, 조개 등을 통해 섭취할 경우 병이 나고, 치사량 이상을 먹게 되면 죽음에 이른다.

독성 조류의 생성은 자연 현상이며 캘리포니아 해안에서는 이로 인한 갖가지 사건에 대한 일화가 드물지 않다. 하지만 최근의 독성조류 번식은 비정상적으로 극심하다고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다.

코발레우스키 소장은 25년의 경력 동안 이렇게 많은 해양 동물들이 도모산으로 죽은 것은 처음 보았다며 죽은 돌고래 수도 평생 본 중에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해안에 올라온 바다사자들의 경우 방향감을 잃고 흥분한 상태였으며 머리를 상하로 까딱거리거나 입에 거품을 물거나 경련, 운동기능 상실로 쓰러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해양당국은 해수욕객들에게 쓰러진 동물들에 가까이 가지 말고 해양당국이나 구조대에 신고해 달라고 권고했다.

채널 아일랜즈 해양 야생동물 연구소에는 6월 8일부터 14일까지 1주일 동안 1000여건의 신고전화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모산 중독은 캘리포니아 북부 오렌지 카운테에서 산 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까지 폭넓게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산타 바바라 해협고와 벤추라 카운티 앞바다가 가장 심하다.

이는 최근 폭우와 강풍등으로 썰물 효과가 지속되면서 육지의 독성물질이 해협으로 쓸려 들어가 독성 조류의 먹이가 되고 독성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코발레우스키는 말했다.

이에 따라 멸치류등 해조류를 먹고 사는 어류의 독성 증가로 이를 먹는 해양 포유류들까지 중독과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고 NOAA는 밝혔다.

캘리포이아 해안 일대에는 특히 멸치류가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어서 이를 통한 바다동물들의 죽음은 지금이 ‘퍼펙트 스톰’의 폭풍전야나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로스앤젤레스 =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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