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러시아 내분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1994년부터 집권 중인 ‘동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9)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4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에게 반기를 든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협상을 성공시켜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약 30년의 철권 통치와 잔혹한 반대파 탄압으로 그간 국제 사회에서 기피 인물 취급을 받았지만 이제 ‘내가 러시아의 붕괴를 막았다’고 선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국제사회 ‘천민’이었던 루카셴코가 중재 성공 후 자신을 신뢰할 만한 정치가 겸 중재자로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은 당초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과의 협상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했지만 프리고진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전화를 걸자마자 받았고 협상이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24일 내내 양측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소련 시절 집단농장 관리인을 지냈고 1991년 독립 후 반부패 운동가로 활동했다. 1994년 독립 후 첫 자유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에 뽑혔고 이후 헌법 개정, 반대파 탄압 등을 통해 장기 집권을 이어왔다. 특히 부정선거 시비로 얼룩진 2020년 대선 이후 반대파 탄압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푸틴 정권의 도움을 얻어 정권을 유지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루카셴코 대통령을 ‘부하’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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