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텔레그램서 프리고진 비난…“모든 사람을 엿 먹였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7일 18시 15분


바그너그룹 "바그너는 프리고진에 배신당했다" 등 대화
親 프리고진 채널들은 이례적으로 조용…쇼이구만 비난

러시아에서 짧은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바그너그룹 내 불만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바그너그룹과 친 전쟁파가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내에서 프리고진에 대한 안 좋은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0만여명이 속해 있는 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바그너 소속이라고 주장한 한 사람은 “대머리 쓰레기가 자신의 손으로 바그너그룹을 파괴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엿 먹였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무의미한 반란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 러시아 담당 기자는 바그너그룹 소속 군인들의 친척이 사용하는 텔레그램 채널에서도 프리고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해당 채널에서는 “바그너 전사들이 배신당했다” “프리고진을 믿었지만 그가 한 일은 불명예스러운 일이었다”와 같은 메시지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몇몇 텔레그램 채널은 이와 달리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 특히 9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채널이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한 언급 없이 프리고진의 정적인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비난하는 데에 집중했다.

텔레그램은 프리고진이 러시아 정권에 반대하는 이른바 ‘정의의 행진’을 발표하기 위해 선택한 소통 수단이었으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등을 돌린 채 그를 비난하는 장소로 바뀌었다고 BBC는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반란에 가담한 바그너 용병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며, 가담하지 않은 일부 바그너 용병들에겐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할 예정이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을 중재한 과정에 대해 27일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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