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국경 장벽 건설-軍병력 파견
불법이민자 추방 등 이민공약 발표
트럼프 “내 공약 베꼈다” 비꼬아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사진)는 26일 미국에서 태어난 불법이민자 자녀에게 출생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미 남부 국경 장벽을 건설하는 내용의 이민 공약을 발표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변명은 없다”며 재임 시절 남부 국경 건설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동시에 비판하고 나섰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텍사스에서 열린 유세에서 “불법이민자 자녀에게 시민권이라는 상(賞)을 주는 것이 증가하는 불법이민의 주요 이유”라며 “불법체류자 자녀가 미국에서 태어날 경우 시민권을 받을 자격을 없애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출생시민권 제도는 부모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속지주의(屬地主義)정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달 내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행정명령을 통해 출생시민권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뒷배경에 ‘변명 금지(No Excuses)’라고 쓰인 연단에 올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민주당) 1기 당시 추방한 불법이민자가 트럼프 행정부(공화당) 때보다 많았다고 비판했다. 또 남부 국경 장벽 건설 및 군 병력 파견, 불법이민자 즉각 추방 등을 공약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멕시코 카르텔에 대해 무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 정부가 카르텔 마약 제조를 중단시키지 못한다면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멕시코 항구에 펜타닐 원료가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디샌티스 주지사가 자신의 이민 공약을 베꼈다며 “그는 실패한 주자다. 내가 한 모든 일을 자신도 할 것이라는 점을 반복하며 시간을 낭비했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캠프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부 국경 장벽을 시찰하는 사진과 디샌티스 주지사가 아이와 함께 장난감 블록으로 벽을 만드는 사진을 같이 올리며 “디샌티스는 트럼프의 피셔프라이스(Fisher-Price·유아용품 브랜드) 버전”이라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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