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불고기와 고추장 치킨을 만들어 먹어요. 오늘은 김과 해조류가 너무 싱싱해서 많이 샀네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지하 전시관인 카루젤관. ‘2023 파리 K-푸드 페어’가 한창인 이 곳에서 만난 아일랜드인 니키 프래너건 씨는 김, 라면 등 한국 식재료와 간편 음식을 장바구니에 가득 담으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가 이날부터 이틀간 연 행사엔 프랑스인은 물론 관광객들이 모여 들어 한국 음식을 시식하고 겉절이 만들기 등 체험 행사에 참여했다.
프랑스인 주부 로사 니오스베라 씨는 “한인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김밥과 잡채를 만들어 먹는다”면서 “참깨와 참기름향을 좋아한다”고 했다. 한식이 식당에서 나아가 유럽 가정의 주방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식품 수출기업 삼진글로벌넷 박현후 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집밥 수요가 늘었는데 K드라마, K팝 열풍으로 한식이 주목받으며 유럽인들도 집에서 한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무역적자가 커지는 와중에도 농식품 일부 품목은 두드러진 수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T에 따르면 올 1~5월 라면, 주류, 고추장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 61%, 45% 급증했다.
유럽 업체들은 커지는 한식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한식 레시피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네덜란드 아시아식품 수입기업 비글리 코퍼먼의 실반 라이넨 대표는 “직접 제작한 한식 레시피 영상을 20여 개 외국어로 번역해 유튜브에 올린다”고 설명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K-푸드 페어 마지막 날 현장을 찾아 “수출기업과 바이어를 매칭하고 까르푸 등 현지 유력 유통업체 입점을 더욱 지원해 K푸드가 유럽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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