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선에서 집권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야당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두 후보 모두에 거부감을 가진 유권자를 공략할 ‘제3후보’의 선출 움직임 또한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에 거듭 제동을 걸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우 행보를 비판해온 ‘한국 사위’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중도 성향 정치단체 ‘노 레이블(No Labels)’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후보를 추대하기 위한 본격 작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윤곽이 드러나는 내년 4월경 ‘맞불’ 성격으로 제3후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유력한 인물은 민주당에서 가장 보수 성향이 짙다는 평가를 받는 맨친 상원의원이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청정에너지 우대,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등에 줄곧 반대하며 대통령과 충돌했다. 지역구인 웨스트버지니아는 낙후된 공업지대(러스트벨트)에 속한다. 이에 맨친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인구가 많고 산업이 발달한 대형 주(州)에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상원(100석)이 민주당과 친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51석, 공화당 49석으로 분점된 구조라는 점도 그의 몸값을 높인다. 그가 반대표를 던지면 현직 대통령이라 해도 마음먹은 대로 법안을 추진할 수 없다. 맨친 의원은 지난달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제3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노 레이블 행사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양당제가 정착된 미국에서 제3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유력 후보의 당락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 측에서는 맨친 의원의 출마가 결국 민주당 표를 갉아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이 노레이블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도록 압박하는 방법을 논의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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