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부를 향한 반란에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내부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초당파 여론조사기관인 ‘러시안 필드’가 지난 6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러시아인의 30%는 프리고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40%는 프리고진을 부정적으로 바라봤으며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프리고진의 활동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하거나 답변 자체를 거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꾸준히 상승했던 프리고진의 지지율은 반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바그너 그룹의 용병들을 이끌고 모스크바로 진격했으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약 하루 만에 진격을 멈추고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그의 반란은 단기간에 막을 내렸지만, 20년간 권력을 유지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최대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프리고진이 러시아군 수뇌부 등 지배층에 대해 신랄한 공격을 가하면서 그의 지지율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14%포인트 올라 55%에 이르기도 했다.
러시아의 국가 선전은 프리고진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주로 TV를 통해 정보를 얻는 60대 이상에서 프리고진의 지지율이 가장 크게 떨어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8~44세 사이의 러시아인들은 프리고진에 대한 지지와 반대가 반반으로 나뉘었다. 텔레그램과 인터넷 뉴스를 통해 정보를 얻는 러시아인들은 프리고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기 어려운 러시아 내 분위기를 고려할 때 이번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부의 억압에 응답자들이 솔직한 견해를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0~80%는 답변을 거부했다.
러시안 필드의 전화 여론조사는 바그너 그룹 반란 이전과 이후 두 차례, 러시아 전역의 160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으며 오차범위는 ±2.5%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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