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관방장관 겸 전 중의원 의장이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을 만났다고 중국 상무부가 5일 밝혔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양국 경제 협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노 전 장관은 위안부 운용에 일본군과 정부가 관여했음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의 주역이다. 이번에 약 80명으로 구성된 재계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았다. 고노 전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중일 경제 협력은 양국 관계는 물론이고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왕 부장 또한 “양국이 공급망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양국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가는 시기에 이뤄졌다.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보고서를 공개하자 중국 외교부는 즉각 유감을 표하며 일본에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만남이 이뤄진 것은 고노 전 장관이 일본 집권 자민당 출신의 거물 정치인인 데다 그가 한국 중국 등 이웃 나라와의 협력을 중시하는 대아시아 외교를 강조한 인물이라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노 전 장관의 장남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디지털담당상이다.
앞서 지난달 12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년 홍익표 고용진 홍기원 홍성국 의원이 중국을 찾았지만 장관급 인사를 만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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