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취소당한 EU외교수장…中관영지, 유럽 디리스킹 시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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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6일 0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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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방중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가운데, 중국 관영지는 중국에 대한 유럽의 ‘디리스킹’(위험 경감) 시도가 양자 관계에 기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관변 전문가들을 인용, 중국에 대한 EU의 다각적인 정책으로 인해 양자 관계가 향후 기복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날 나빌라 마스랄리 EU 대변인은 중국 측으로부터 다음 주로 예정된 보렐 고위대표의 방중 일정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방중 취소 통보는 최근 EU 정상회의가 중국을 중요한 무역·경제 파트너이자 체제적 경쟁자라고 표현하면서 “공급망을 포함한 핵심적인 의존성과 취약성을 줄이고 필요하고 적절한 경우 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다각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결정됐다.

다만 중국은 EU 측에 방중 취소 통보를 했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보렐 고위대표가 추후 적절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며 EU와 소통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중국이 EU와의 고위급 회동을 일방적으로 무산시키고, 이를 통해 EU의 디리스킹 시도를 막아서겠다는 뜻을 내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 등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통제를 예고하면서 긴장 수위가 높아진 상태다.

글로벌타임스는 EU 내에서 대중국 정책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다루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EU가 추구하는 다각적인 접근법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가오지엔 상하이국제대학 학자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압박에 EU는 디리스킹을 핑계로 경제와 무역 측면에서 중국을 겨냥한 노력을 강화했지만, 상호 보완성이 높은 중국-EU 경제관계를 감안할 때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총리 취임 후 독일과 프랑스로 첫 해외 순방을 다녀온 리창 중국 총리도 중국의 디리스킹 기조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리 총리는 최근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주도 디리스킹을 겨냥해 “정부와 유관 조직이 기업에 과도하게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며 “리스크의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거나 이념적인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매체는 아직 중국과 EU가 다른 측면에서 충분히 소통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기후변화 등 일부 분야에서는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보렐 고위대표의 방중 취소 통보에도 불구하고 지난 4일 베이징에서 딩쉐샹 중국 부총리와 프란츠 팀머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제4차 환경 고위급 회의를 개최한 점을 언급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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