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일으킨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에서 목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압수당한 1억 달러(약 1400억 원) 이상의 현금과 금괴 그리고 무기를 돌려받기 위해 모스크바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스위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독립언론 ‘폰탄카’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 당국이 지난 2일 프리고진 측에 현금 1억 달러가량과 금괴 5개 등 1억1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돌려줬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해당 금액들은 프리고진의 위임장을 받은 그의 운전기사가 대신 인수해 갔다”며 “러시아 당국은 이 자산을 프리고진에게 돌려주고 싶지 않아 했지만, 더 큰 권력이 개입했다”고 전했다.
해당 자산들은 지난달 24일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을 일으킨 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한 뒤 모스크바로 진격할 당시 러시아 당국이 그와 관련한 부동산을 급습해 압수한 것이다.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찰은 주차된 미니밴에서 약 4700만 달러(약 611억 원)를, 또 다른 밴의 골판지 상자 80개 안에서 6670만 달러(약 868억 원)를 가져갔다.
프리고진은 해당 자금이 바그너 용병들에게 줄 월급과 전사자 가족에게 줄 보상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벨라루스로 망명한 프리고진이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목격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프리고진과 그의 개인 제트기가 벨라루스와 모스크바를 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맞춤형 권총 등 무기를 수집하기 위해 러시아로 돌아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저녁 프리고진 소유의 차량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부에 있는 수사관 사무실에 정차한 모습과 프리고진과 그 참모진들이 무기를 차에 싣는 모습이 목격된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돌려받은 무기들 중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앞서 선물로 준 사냥용 소총 두 자루와 맞춤형 글록 권총 한 자루가 포함됐다. 특히 글록 권총엔 프리고진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고 한다.
텔레그래프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모스크바를 점령하겠다고 위협했던 프리고진에게 러시아 정부가 현금과 무기를 돌려주기로 한 깜짝 결정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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