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입 반대해 온 에르도안
바이든에 “F-16 요구와 연결 말라”
스웨덴과도 회담… 입장변화 주목
스웨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2번째 회원국이 될 수 있을까. 나토의 ‘이단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사진)이 10일 정상회의 장소인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협조해 주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동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도 대면 회담을 했다. 스웨덴이 자국 내 소수민족 쿠르드족을 두둔한다는 이유로 줄곧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 온 에르도안 대통령이 태도를 바꿀지가 관심사다.
미 백악관과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 튀르키예의 미국산 F-16 전투기 구입, 튀르키예의 EU 가입 여부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이 테러단체라고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지지층이 스웨덴에서 계속 자신을 향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점에 불만을 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튀르키예의 F-16 구매 요구를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연결 짓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크리스테르손 총리를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청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오랫동안 중립국을 유지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모두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올 4월 핀란드의 가입은 확정됐지만 튀르키예의 반대로 스웨덴의 가입은 지연되고 있다. 나토의 신규 가입에는 31개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스웨덴은 최근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해제하고 반테러법 또한 통과시키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웨덴에서 벌어진 반이슬람 시위에서 일부 극우 인사가 이슬람 경전 ‘꾸란’을 불태우자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재검토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 크리스테르손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0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3자 회담을 했다. 이 자리를 계기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가입에 동의하면 이번 회의 기간 중 가입이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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