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지난달 29일 3시간 회동”
바그너 지휘관들 “조국 위해 싸울것”
러, 크림대교 노린 순항미사일 요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자신을 향해 반란을 일으킨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만났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같은 달 24일 프리고진이 수도 모스크바 200km 앞까지 진격했다가 반란을 멈춘 지 꼭 5일 만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10일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프리고진을 포함한 바그너그룹 지휘관 35명을 회동에 초대해 3시간 동안 만났다”고 밝혔다. 다만 회동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당시 회동에서 반란의 목적이 푸틴 정권의 붕괴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정규군 수뇌부를 심판하기 위한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바그너그룹 지휘관 또한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강조하며 “조국을 위해 계속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프리고진이 줄곧 경질을 요구했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군 총참모장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반란 직후 곧바로 공식 석상에 나타났던 쇼이구 장관과 달리 게라시모프 총잠모장은 그간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나 그가 부하들에게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기지를 파괴하도록 지시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 10일 공개됐다. 두 사람에 대한 프리고진의 해임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반란 당시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의 중재를 맡았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최근 자신과 푸틴 대통령이 모두 태어난 러시아 2대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 또한 러시아로 복귀한 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9일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의 크림대교로 날아든 순항 미사일 4발을 요격했다.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푸틴 대통령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이 다리를 건설했다. 지난해 10월 대교 위에서 폭탄이 터져 다리 일부가 붕괴됐고 푸틴 정권의 자존심에 상당한 타격을 안겼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공격의 주체가 자신들이었다고 최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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