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병대가 국방부의 낙태 지원책에 반발하는 야당 공화당 내 일부 상원의원의 인준 거부로 1859년 이후 164년 만에 처음으로 사령관 공백 사태를 맞았다.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폐기 판결을 내렸지만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 지지 정책을 고수함에 따라 보수 성향이 강한 야당 의원들과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1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2019년 7월 제38대 사령관으로 취임한 데이비드 버거 사령관이 이날 퇴임했다. 후임으로 지명된 에릭 스미스 부사령관에 대한 상원 인준이 늦어져 해병대는 당분간 사령관 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했다. 해병대 사령관의 공석 사태는 5대 사령관 아치볼드 헨더슨이 임기 중 사망한 1859년 이후 처음이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토미 튜버빌 의원(공화·앨라배마)은 국방부가 최근 “주법으로 낙태를 금지한 주에 거주하는 군인에게 낙태에 필요한 여행 경비 및 휴가를 지급하겠다”고 밝히자 거세게 반발했다. 관행적으로 유지됐던 군 수뇌부에 대한 인준을 기존 ‘일괄 인준’에서 ‘개별 심사’로 해야 한다며 인준을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265명의 인준이 보류됐다. 올 9월 퇴임하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비롯해 연말 임기가 종료되는 육해공군 사령관 등 군 수뇌부 650명의 상원 인준이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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