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처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도 9월 정책 옵션을 열어둘 전망이다.
ECB는 2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높여 9회 연속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ECB 역시 연준처럼 9월 정책에 대해 유보와 추가 긴축이라는 가능성을 모두 열어둘 것으로 예상된다.
ECB는 지난해 7월부터 긴축을 시작해 금리를 4%p 높였고 추가로 0.25%p 더 올릴 것은 사실상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ECB는 다음 조치를 예고하는 관행을 버리는 대신 “데이터에 의존하는” 접근방식을 약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9월 새로운 금리 인상이 발생할지 아니면 7월이 ECB의 역대 긴축 중에서 가장 빨리 끝나는 달로 기록될지 의견은 분분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금리인상의 끝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고 앞으로 오랜 기간 금리가 동결되기 전에 한 번의 작은 인상에 대한 논쟁만 남겨뒀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예상했다. ECB의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느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 10월 기록했던 정점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근원(기저, 핵심) 인플레이션은 역사적 최고점에 인접했고 이번 달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노동 시장은 매우 타이트하고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로 인해 노조가 실질소득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협상력을 높여 앞으로 몇 년 동안 임금이 빠르게 오를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단스케은행의 피에트 헤인즈 크리스티안센 이코노미스트를 로이터에 “광범위한 임금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노동시장의 강도는 너무 강하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아나톨리 아넨코프는 “아직 매파적 편향이 완화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주로 인플레이션의 상승 리스크를 보고 있으며 연말에 대차대조표로 초점이 이동하기 전에 9월에 최종 25bp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 전망이 빠르게 후퇴하면서 매파적 기조도 물러나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일련의 데이터에서 금리인상이 이미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시사했고 이번 금리결정 이후 신중한 어조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로이터에 따르면 기업, 투자자, 소비자 심리 지표와 은행 대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로존은 지난 겨울 경기침체를 피했지만 이후 경기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더 깊은 불황에 빠졌고 서비스업의 회복세는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소득이 줄었고 구매력 손실로 인해 경제가 더 약해지면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떨어져 ECB가 할 일이 줄어들 가망성도 있다.
노르데아의 얀 폰 게리히는 로이터에 7월이 ECB의 마지막 움직임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7월 이후 금리를 동결하려면 실질 근원 인플레가 더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전망이 하향 조정되며 실물경제에 통화정책이 전달되고 있다는 더 많은 신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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