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엄격한 마약법은 싱가포르를 가장 안전한 나라로 만들어"
인권 단체 "사형이 마약 억제한다는 증거 없어"...사형 철회해야
싱가포르 사법당국이 20년 만에 여성 사범의 사형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7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2018년 헤로인 30g을 밀매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리데위 자마니(45)가 사형당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분 인권 단체 트랜스포머티브저스티스콜렉티브에 따르면 자마니는 2004년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미용사 옌 메이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마약사범으로서 사형집행에 처해진다.
자마니의 형 집행은 같은 싱가포르인 남성 마약사범 모호드 아지즈의 사형이 집행된 지 3일 만인 28일 이뤄질 예정이다. 아지즈는 50g의 헤로인을 밀매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자마니가 재판에서 이슬람 금식기간 동안 개인적인 용도로 헤로인을 비축하고 있었다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 방지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당국은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고 전했다. 현재 싱가포르 법은 15g 이상의 헤로인과 500g 이상의 대마초를 밀매할 경우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경은 “사형이 범죄를 억제할 수 없다”며 싱가포르의 사형 집행에 대해 다시 한번 비판했다.
브랜슨 경은 트위터를 통해 “소규모 마약 밀매자들은 대부분 주변 환경의 어려움 때문에 이 같은 일을 벌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며 “아직 자마니의 사형 집행을 막기엔 너무 늦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당국은 엄격한 마약법이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형 반대론자들은 이를 반박하고 있다.
비정부기구 국제앰네스티의 키아라 상지오리오는 성명을 통해 “사형이 마약 범죄를 억제하거나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상지오리오는 이어 “이번 사형이 의미하는 것은 싱가포르 정부가 사형 제도에 대한 국제적 안전장치를 다시 한번 무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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