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초 시작된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며 전황(戰況)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대반격 성과에 대한 양국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을 사실상 본격화했고,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향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맞섰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지난달 31일 대반격으로 지난 한 주에만 15㎢를 포함해 그간 총 37㎢의 영토를 탈환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올 5월 러시아군이 점령한 동부 도네츠크주 요충지 바흐무트 인근 마을들을 하나씩 점령하는 등 느리지만 꾸준하게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정반대 주장을 내놨다. 일간 이즈베스티야를 비롯한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군 지휘부 회의에서 “지난 한 달 성공적인 임무 수행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병력 2만824명과 미국제 브래들리 장갑차를 포함한 무기 2227대를 잃었다”고 밝혔다.
또 쇼이구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실패로 러시아 도시 민간 시설에 대한 테러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와 모스크바 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모스크바 경제 중심지 ‘모스크바시티’ 건물 두 곳이 드론 공격으로 일부 파손됐고 이달 1일 새벽에도 이 지역 고층 건물이 공격받아 1개 층이 손상됐다. 지난 한 달 우크라이나군이 실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스크바 드론 공격만 5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야간 화상 연설에서 “전쟁은 러시아(본토)로 돌아가고 있다”고 사실상 드론 공격을 시인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젤렌스키 대통령 고향인 중부 크리비리흐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 쇼이구 장관이 “(모스크바를 향한) 드론 공격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이 공격으로 9층짜리 아파트와 4층짜리 건물이 크게 파손돼 적어도 6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쳤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성공하면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모스크바 드론 공격이 미국이 지원한 무기를 활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확전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찰리 디츠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가) 제공한 무기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사용돼선 안 된다는 점을 모든 수준에서 (우크라이나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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