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그랜드센트럴 지하철 역내. 4개 노선이 교차하는 이곳 입구에선 무장한 뉴욕 경찰(NYPD) 2명이 출입구를 주시하고 있었다. 시민의 일상 공간인 지하철이 출근길 총격, 대낮 칼부림에 이어 선로 밀침 사건 등 공포의 장소가 되자 뉴욕시가 경찰 1200여 명을 추가로 지하철 곳곳에 배치한 데 따른 것이다.
시민들은 경찰의 존재 자체로 안심이 된다는 분위기다. 실제 범죄 예방 효과도 나타났다. 뉴욕 경찰은 올해 3월 “지하철 순찰을 43% 늘리자 1, 2월 지하철 범죄율이 19.4%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뉴욕을 비롯해 미 전역에서 묻지 마 범죄 공포는 확산 중이다. 과거 이슬람 극단주의 등 정치적 사상에 경도된 테러에 더해 최근에는 ‘사회 혐오형’ 묻지 마 범죄까지 잇따르면서 범죄 장소나 시간을 특정하기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범죄자의 타깃이 일상 공간이 된 것이다.
지난달엔 20대 남성이 뉴욕에서 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총을 쏴 1명이 사망했다. 5월 텍사스 댈러스 교외 프리미엄 아웃렛에선 주말 쇼핑객 8명이 무차별 총격에 살해당했다. 6월 시애틀 아마존 본사 인근 시내 중심지 도로에 정차된 차도 묻지 마 범죄의 대상이 됐다. 차에 타고 있던 한국계 임신부가 사망했다. 지난해 21명을 살해한 18세 총격범은 자신이 다녔던 텍사스 유밸디 지역 초등학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올 초 미 비밀경호국 국가위협평가센터가 2016∼2020년 피해자가 3명 이상인 무차별 공격 173건을 분석한 결과 범행 동기의 절반 이상이 정치적 신념보다 개인적 불만이나 피해의식에 따른 보복과 관련 있었다. 또 범행 장소는 식당이나 백화점, 슈퍼마켓, 쇼핑몰 등 유통매장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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