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위령제서 “핵 없는 세계 만들자”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6일 12시 38분


“히로시마·나가사키 핵 잔혹 행위 되풀이하면 안 돼”
“세계 분열, 러시아 핵 위협으로 하루하루 더 위험”
히로시마 시장 “G7 구상, 생각 짧아…현실에 맞서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해 핵 없는 세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연설했다고 6일 마이니치신문 등 외신이 보도했다.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은 기시다 총리는 원폭 투하 78주년 기념식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벌어진 핵 잔혹 행위는 결코 되풀이하면 안 된다”며 “일본은 전쟁에서 핵을 겪은 유일한 국가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세계 분열과 러시아의 핵 위협 심화로 인해 이 목표로 향하는 길은 하루하루 더 위험하다”라며 “이 목표를 향한 국제적인 추진력을 다시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핵무기로 인한 피해의 실상을 이해하는 것이 이를 위한 기초”라면서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이들 정상은 평화를 향한 염원과 현실을 직접 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지도자 사이의 솔직한 논의와 핵 군축에 관한 G7 히로시마 비전의 발표로 (국제적) 추진력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고령 생존자를 위한 종합 지원을 계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사선 피폭에 의한 질병을 인정하려는 조사에 속도를 내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G7 정상의 핵 억지력 개념은 판단력이 부족한 것”이라며 “세계 지도자는 특정 정책결정자가 핵 위협을 표명하고 있는 현실에 맞서야 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본은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핵 억지력을 부정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핵무기 비보유국인 일본은 핵보유국인 북한, 러시아, 중국 등에 둘러싸여 미국의 핵우산 아래 핵 억지를 꾀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자세를 놓고 비보유국 비정부기구(NGO)는 물론 일본 내 피폭자는 비판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78년 전 원폭이 투하된 시간인 오전 8시 15분에 맞춰 평화의 종이 울렸다. 행사에는 원폭 피해 생존자를 포함한 5만여 명의 참가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날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명복을 빌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계기로 위령비를 합동 참배한 바 있다.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는 원폭 ‘리틀 보이’가 투하돼 수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해당 폭발의 여파로 그해 연말까지 14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사망했다.

일본은 해당 공격 뒤 열흘께 뒤인 15일 태평양 전쟁 항복을 선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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