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경험 기대했는데 ‘생존 미션’으로”…세계 언론들 ‘준비부족’ 지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6일 17시 26분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텔타구역에서 쿨링 터널 안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한편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폭염 대비 냉수 공급 확대와 쿨링버스 130대 배치 등 관련 대책을 내놨다.2023.8.4/뉴스1 ⓒ News1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텔타구역에서 쿨링 터널 안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한편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폭염 대비 냉수 공급 확대와 쿨링버스 130대 배치 등 관련 대책을 내놨다.2023.8.4/뉴스1 ⓒ News1
“퇴영 후 서울에 온 제 아들이 다른 스카우트 대원 3명과 함께 비좁은 호텔방 바닥에서 자고 있다. 아들은 지금 엉망진창이다.”

16세 아들을 제25회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에 보낸 한 영국 어머니는 5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스카우트의 모토는 ‘준비하라’인데 한국 정부는 그렇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 열흘간 아들이 호텔 바닥에서 자지 않기를 바라지만 다른 숙박시설을 구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했다.

제25회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가 온열 질환자 속출 등 사건사고에 시달린 가운데 영국, 미국 등 일부 국가는 현장 철수 후에도 숙박난 등에 시달리고 있다. BBC에 따르면 5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에 도착한 일부 영국 대원은 한 호텔 방에서 5명씩 함께 묵어야 했다. 약 250명은 또 다른 호텔의 연회장에서 잠을 잤다.

현장의 더러운 화장실, 부실 식단 등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영국 팀 관계자는 “폭염뿐 아니라 시설과 음식 때문에 철수 결정을 내린 것도 있다. 화장실은 건강을 위협할 수준이었고 식단도 (기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BBC에 전했다. 한 영국 학부모는 “16세 딸에게 훌륭한 인생 경험이 될 줄 알았는데 ‘생존 미션’으로 변질됐다. 텐트가 너무 뜨거워 열을 식힐 수 없었고 샤워실과 화장실 하수구는 쓰레기와 머리카락으로 막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또한 각국 부모들이 잼버리에 참여한 자녀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4세 아들을 보낸 저스틴 코텐 씨는 “4일 밤 아들이 심한 탈수로 구토 증세를 보였음에도 진료소가 문을 닫아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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