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소셜미디어가 사회적 혐오를 부추겨 증오범죄 발생에까지 영향을 준다며 범죄 피해자와 유족들이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 뉴욕주 버펄로시에선 지난해 5월 19세 백인 남성 페이턴 겐드런이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흑인 10명을 살해했다. 사건 1년 만인 올 5월 피해자 가족들은 “소셜미디어가 백인우월주의에 빠진 10대 총격범을 키웠다”며 메타(페이스북 등), 알파벳(구글, 유튜브 등), 트위치, 스냅챗, 디스코드, 레딧 등 6개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겐드런은 법정에서 “당시 나는 인터넷에서 읽은 말을 믿고 흑인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 증오가 내 행동의 동기였다”고 밝혔다. 버펄로 총기 난사 피해자 측 변호인은 “소셜미디어는 알고리즘을 통해 더 폭력적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용자를 끌어들여 더 많은 수익을 얻는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200개에 이르는 미 각지의 교육청이 소셜미디어 기업을 상대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괴롭힘, 중독 등이 학교 질서를 무너뜨리고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친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가 온라인상의 혐오 확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 의회에 ‘통신품위법’ 230조 개정을 촉구해왔다. 법 조항 중 제3자 게시글에 대해선 해당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대목을 문제 삼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관련 소송들이 이 조항에 의해 기각됐지만 최근 미국에서 증오범죄가 크게 늘면서 소셜미디어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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