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평화회의에서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와 직접 만나 대화했다고 미 국무부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아울러 미 국무부는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을 대신한 왕이 현 부장의 방미에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군사 분야 등에서 지속적으로 마찰음을 내고 있지만 고위급 대화는 꾸준히 진행되는 모양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참석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영토와 주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는데 역할을 해준다면 생산적일 것이라고 오랫동안 말해왔다”고 답했다.
지난 5~6일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두 번째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는 총 42개국이 참석했다. 러시아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친러시아 서향을 가진 국가들도 함께했고, 무엇보다 1차 회의에 불참했던 중국이 참석했다.
밀러 대변인은 “어떤 국가든 우크라이나가 가진 우려를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한데, 중국이 그렇게 한 것이 생산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식 회의 시간 외에는 설리번 보좌관과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부장관 직무대행이 리 대표와 짧은 회담은 진행했다고 전했다.
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 대화는 미국과 중국 사이 군사·외교적 긴장이 만연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미국 현지 매체들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해군 함대가 미국 알래스카 인근 해역을 합동 순찰하면서 미 해군이 병력을 급파했다. 또한 중국이 반도체용 희귀금속인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에 나선 이후 미국은 대중국 첨단기술 투자 제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대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변화특사를 잇따라 중국에 보내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고 조만간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역시 방중길에 오를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 측의 답방 역시 기대하고 있다.
밀러 대변인은 이날 왕 부장이 미국의 방미 초청에 응했느냐는 질문에 “중국 당국자에게 그들의 수락 여부를 말하도록 둘 것”이라면서도 “그가 미국을 방문해 (블링컨) 국무장관과 회담을 행하리라는 게 우리가 전적으로 기대하는 바”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6월 블링컨 장관 방중 당시 친 전 부장에게 방미를 청했으나, 그가 경질되고 왕 부장이 복귀하면서 초청 대상을 공식적으로 왕 부장으로 바꿨다.
밀러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인 왕 부장의 방미 날짜에 관해서는 “아직 시기는 나온 게 없다”라며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날짜는 아직 조율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방중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한 바 있다. 이에 이날 브리핑에서는 왕 부장도 방미 기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면담하느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밀러 대변인은 이에 “내가 이 자리(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회담에 관해 언급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잘 알 정도로 오래 출입하지 않았는가”라고 농담하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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