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바그너그룹 훈련 시작…폴란드·리투아니아 ‘긴장’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8일 17시 59분


벨라루스군, 바그너 용병과 국경 지역서 훈련
우크라전 기반 드론 사용, 전차 보병 훈련 등
폴란드·리투아니아, 훈련에 촉각…대응책 마련

벨라루스가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공유하는 수바우키 회랑에서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대동한 군사훈련을 시작하면서 지역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와의 군사적 충돌은 자칫 대규모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시작한 군사훈련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경험에 기반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무인기(드론) 사용, 전차·차량화보병 부대가 다른 육군과 긴밀하게 연계하는 훈련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동 훈련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잇는 수바우키 회랑 인근 흐로드나에서 시작했다. 길이 약 97㎞에 이르는 수바우키 회랑은 나토, 유럽연합(EU), 러시아, 벨라루스에 전략적으로 요충지로 꼽힌다. 이 지역은 나토와 EU 등 서방 세계를 잇는 관문인 동시에 러시아의 월경지인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를 연결한다.

특히 발트 3국인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이 관문을 통해야만 나토와 EU로 육로로 진출할 수 있다. 그래서 서방측은 러시아나 벨라루스가 이 지역을 차단해 폴란드 등 다른 나토 국가로부터 발트 3국을 고립시키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촉각을 기울여 왔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이번 훈련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양국은 바그너 용병이 도발할 수도 있다고 예측하면서 경계를 높이고 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국경에 병력 1000명을 증원할 것을 폴란드 국방부에 요청했다. 또 국경에 울타리를 세우고 폐쇄회로(CC)TV와 야간 투시 체계를 포함한 전자 감시장비 첨단화를 결정했다. 리투아니아는 해당 지역 국경 검문소 6개 중 2개를 닫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벨라루스 헬기 2기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자, 폴란드 국가안보국방위원회 회의를 소집한 뒤 병력 증원을 결정했다.

지난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올해 초부터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입국하려는 불법 이민 시도가 1만6000건 이상 있었다”며 “이는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KGB),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같이 폴란드의 평화와 질서를 파괴하려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적의 계획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벨라루스군은 전투 경험이 부족한 자국군을 훈련하기 위해 실전 경험이 풍부한 바그너 용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바그너그룹 입장을 대변하는 ‘그레이존(Gray Zone)’은 벨라루스 중앙부 오스포브치에 용병 7000여 명이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의 국경 방향 이동을 자국군 훈련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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