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준비 부실]
“대원 1인당 참가비 600만원 지출
모금 등 어렵게 마련했는데” 실망감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최대 참가국인 영국 스카우트는 대원들이 1인당 참가비로 약 600만 원을 지출했고, 모금 등을 통해 어렵게 참가비를 마련한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주최 측에 폭염과 위생 문제를 반복해서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맷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는 7일(현지 시간) 대원들이 이번 잼버리 참가비로 약 3500파운드(약 588만 원)를 지출했고, 모금 활동으로 비용을 마련한 대원들이 많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참가 대원인 개브리엘라 양(16)의 아버지 올라프 클레이턴 씨는 “딸이 참가비 마련을 위해 18개월간 빵을 구워 팔고 영어를 가르치고 식당에서 일했다”며 “철수를 하다니 매우 실망스럽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영국 스카우트 측은 주최 측 대응에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하이드 대표는 “그늘 부족, 식이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미비, 열악한 위생, 의료 서비스 부족 등 4가지가 문제였다”며 “잼버리 참가 전부터, 그리고 행사 중에도 이런 우려를 여러 번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란 약속을 받았는데 시정되진 않았다”고 했다.
영국 스카우트연맹의 재정 부담도 호소했다. 하이드 대표는 “(야영장 철수 뒤) 호텔 이동에 100만 파운드(약 16억8000만 원) 이상 들었으며, 이는 앞으로 3∼5년간 영국 스카우트가 계획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라고 털어놨다.
아흐마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8일 성명을 통해 “잼버리 100년 역사상 이렇게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전례 없는 폭염에 이어 태풍까지 겹쳐 운이 좋지 않았다(unlucky)”고 말했다. 이어 야영지 조기 철수에 대해 “계획을 변경하게 돼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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