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2%로 시장 전망치(3.3%)를 밑돌았다. 미국 인플레이션 진정세가 계속됨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금리 점정론’에 힘이 실린다.
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7월 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각각 0.2%, 3.3% 상승을 전망했는데 헤드라인 CPI는 전망치를 소폭 하회한 수치다. 3.0%를 기록했던 6월 CPI 비교하면 소폭 올랐지만 추세적으로는 미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CPI 발표 직후 미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은 일제히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7%로 시장 전망치(4.8%)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0.2%로 이는 2년 만에 최소폭 상승이다.
항목별로 보면 주거비 상승이 미 CPI 상승의 90%를 차지했다. 에너지(-12.5%)나 중고차(-5.6%) 등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주거비(7.7%), 교통 서비스비(9.0%), 식료품(4.9%) 등은 강세를 보였다.
미 인플레이션 안정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시장은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동결 가능성을 90% 수준으로 평가했다.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내려가면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내년에는 인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9월 중순까지 놀랄게 할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금리를 동결한 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 있다”며 “금리를 즉각 내려야 할 이유는 보지 못했지만 아마 내년 어느 시점에는 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물가에서 에너지, 식료품, 주거비도 제외한 서비스 중심의 ‘코어 근원 물가’는 상승폭이 늘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추산에 따르면 코어 근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고, 전녀 대비로는 4.1%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는 양파와 같다며 가장 ‘끈적끈적하게’ 하락에서 버티고 있는 서비스 물가 하락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예정된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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