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농축속도 늦춰… 美와 핵협상 청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4일 03시 00분


자금동결 해제 맞물려 해빙 기류
백악관 “이란 핵긴장 완화 환영”

미국과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대가로 한국에 동결됐던 약 70억 달러(약 9조3100억 원)의 원유 수입 판매 대금을 모두 돌려받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작업 속도를 대폭 늦췄다. 이것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추진하는 이란 핵합의 복원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교 성과가 절실한 바이든 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조만간 양국 합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우라늄 농축 속도를 현저하게 늦췄고 이미 농축한 우라늄의 농도를 희석하는 작업도 진행했다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또한 같은 날 “이란의 핵 긴장 완화 조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2015년 서방과 체결한 핵합의를 통해 저농축(3.67%) 우라늄 202.8㎏만 보유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018년 합의를 전격 폐기하자 이에 반발해 핵무기에 필수적인 고농축 우라늄(60% 이상)을 만드는 데 주력해 왔다. 올 5월 기준 이란은 114kg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폭탄 2개를 제조할 수 있다.

백악관은 자국민 석방을 대가로 한 이번 협상을 두고 “한국 정부와 사전에 폭넓게 공조했다”고 밝혔다. 다만 동결 자금이 식량, 의약품, 의료 부품 구입 등에만 사용될 수 있다며 핵 관련 용도로 쓸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모하마드레자 파르진 이란 중앙은행장 역시 12일 동결 자금이 “서방의 비(非)제재 물품 구매를 위해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동결 기간 중 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금이 약 10억 달러(약 1조3300억 원) 줄었다”며 이를 유로화로 모두 바꿨다고 공개했다.

#이란#우라늄#해빙#백악관#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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