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달러’ 귀환하나…美국채금리 15년만 최고치에 亞환율 요동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7일 1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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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미국 국채금리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달러 가치가 동반 상승해 ‘킹 달러’ 귀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신흥국 환율의 ‘적신호’인 미 국채금리와 달러의 쌍둥이 급등 속에 중국 부동산 디폴트 위기가 겹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중이다.

16일(현지시간) 시장 벤치마크 금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25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년 6월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져온 리먼 브러더스 파산 3개월 전 시점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카드를 꺼내기 직전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년 간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 평균은 약 2.90%였다.

●미 국채 금리 상승 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롯해 시장금리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경기침체 전망이 사라지고,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연준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공식적으로 연말 ‘가벼운 경기침체 전망’을 철회했다. 7월 미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7% 올라 시장 전망치(0.4%)를 상회하는 등 경기 회복세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고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것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공개된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참여자들은 과도한 긴축을 경계하면서도 추가 물가상승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추가 금리 인상은 자제될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게다가 시장은 ‘경기침체가 오면 금리를 인하한다’고 봐왔는데 경기침체 가정이 사라지고 있어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더했다.

여기에 미 재무부가 재정지출 충당을 위해 시장 예상보다 더 국채 발생을 확대한 점도 미 국채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래리 서머스 미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에 미중갈등으로 미국은 국방부 지출을 비록해 차입수요가 더크다며 “현 장기금리가 정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들이 향후 10년 국채 금리가 4.75%까지 오를 것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킹달러 귀환하나

국채금리 상승으로 16일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0.65포인트(0.52%) 하락했고,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6.42포인트(1.15%) 하락한 1만3474.63으로 장을 마감했다. 뒤이어 열린 17일 한국 코스피, 일본 니케이, 홍콩 항셍지수도 하락 중이다.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며 환율 변동성이 커진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디폴트 우려까지 겹치며 달러가 눈에 띄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3원으로 연고점을 찍었고, 일본 엔화 환율도 오전 중 달러 당 146엔으로 연중 최고치로 나타났다. 경제 위기감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중국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역대 최저치에 근접해가고 있다. 인도 루피도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달러와 미 국채금리의 쌍둥이 상승은 신흥 시장에 대한 전형적인 위험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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