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지난달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에 대한 공격이 자국군의 수상드론에 의해 진행됐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보안국(SBU)은 CNN 방송을 통해 지난달 17일 실험용 수상 드론을 이용해 크림대교를 공격한 순간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공격은 앞으로도 더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실 말리우크 SBU 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간 기업의 참여 없이 ‘시 베이비(Sea Baby)’로 불리는 수상 드론을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드론은 지난달 크림대교를 공격할 당시 850㎏의 탄두를 탑재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달 17일 크림대교가 2대의 수중 드론에 의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이 공격으로 다리 도로 면이 손상됐고 뒤틀린 다리로 인해 운전을 하던 민간인 2명이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를 테러로 규정했다.
현재 크림대교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다리다. 이곳은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는 크림반도에 대한 물자 보급과 우크라이나 남쪽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군에게 보급물자를 공급할 수 있는 중요한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SBU는 원격조정 수상 드론이 당시 크림대교에 충돌해 폭발하기 직전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크림대교의 기둥 쪽으로 선박 모양의 한 물체가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 이 선박 물체가 기둥에 충돌한 직후 크림대교 감시 CCTV가 흔들릴정도로 큰 폭발이 일어났다.
말리우크 국장은 해당 드론을 이용해 며칠 전 러시아 유조선 SIG호와 러시아 해군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SBU는 이 드론에 설치된 카메라 화면도 공개했다. 물살을 가로지르며 빠른 속도로 움직이던 드론은 러시아군 상륙함의 기관부로 돌진했고 충돌 직후 화면은 꺼졌다.
말리우크 국장은 크림대교 공격이 수개월에 걸친 준비 끝에 이뤄졌음을 언급하며 “준비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는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을 생각도 할 수 없었다”며 “우리는 작전에 완전히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발이 일어났을 때 너무 기뻐서 서로 축하를 건넸다”며 “우리 모두에게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었으며 곧 다가올 전쟁의 승리를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크림대교가 공격받은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와 관련해 “SBU가 크림대교 공격을 인정한 건 새 드론의 성능을 공개함으로써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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