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열린 ‘어머니의 날’ 행사에 엄마가 없는 딸을 위해 가발과 치마로 변장하고 참석한 태국 아빠의 사연이 알려졌다.
15일 태국 매체 타이랏 등에 따르면 남성 조이(48)는 엄마 없이 홀로 입양해 키우는 15세 딸이 ‘어머니의 날’ 행사에서 기죽을까 봐 걱정됐다. 그는 긴 머리의 가발을 쓰고 체크무늬 원피스를 입은 채 학교를 찾았다.
조이는 소셜미디어에 “‘어머니의 날’에 어머니가 참석해야 한다면 너를 위해 난 엄마가 될 수 있어”라는 글과 당시 행사 영상을 올렸다.
조이의 딸은 의자에 앉아있던 아빠를 발견하고 매우 행복하게 웃었다. 이어 아빠의 품에 파고들어 아빠를 꼭 안았다. 조이도 두 팔 벌려 딸을 안으며 딸의 이마에 뽀뽀했다.
조이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어머니의 날’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며 “딸이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 딸이 행복하길 바란다. 여장하는 것은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친아빠는 아니고 싱글대디이지만, 친자식처럼 딸을 사랑한다”며 “최선을 다해 딸을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의 딸도 “아빠가 ‘어머니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여장을 한 것이 매우 기쁘다. 아빠의 모습이 귀엽고 재미있다”며 “전혀 창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태국 누리꾼들은 “너무 사랑스럽다” “이것이 사랑이다” “아빠가 딸을 사랑하는 것만큼 딸도 아빠를 사랑할 것” “당신은 딸의 전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태국 현지에서는 ‘어머니의 날’ 행사를 두고 어머니가 없는 아이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부 학교는 해당 행사를 없애기도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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