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가 440조 원이 넘는 중국 헝다 그룹이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부채 구조조종 속에 채권자들로부터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헝다그룹이 뉴욕 법원에 신청한 파산보호신청은 15조(챕터 15)에 따른 것이다. 챕터 15는 해외 구조조정인 기업이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되는 파산 절차다. 앞서 또 다른 중국 기업 모던랜드차이나도 채무 조정 중에 미국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서 챕터15조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헝다는 계열사인 텐허 홀딩스도 함께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헝다 측은 청원서에서 홍콩과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 협상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달 말 헝다 채권자들은 구조조정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뉴욕 법원의 헝다에 대한 심리는 다음 달 20일 열린다.
헝다그룹은 2021년 12월 처음으로 227억 달러(약 30조4000억 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증시에서 퇴출되는 등 중국발 부동산 위기 공포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지난해 기준 부채가 3300억 달러(442조 원)으로 미국 법원에 관리를 요청한 해외 부채는 약 190억 달러(26조 원) 수준이다.
헝다의 파산 신청은 중국 비구이위안 디폴트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터져 나왔다. 이미 디폴트 상태에서 이른바 ‘빚잔치’ 중에 불거진 파산이지만 헝다의 채무 구조조정안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우려 속에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국채금리 급등 속에 3대 지수가 모두 1% 안팎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7%,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7% 하락했다. 차입비용 상승 우려에 부채 비중이 높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최근 3일 동안 3% 이상 떨어진 것이다.
미 국채 금리는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10년 만기 금리가 장중 4.3%를 넘어 16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미 30년 만기 미 모기지 금리도 21년 만에 가장 높은 평균 7.09%로 전주(6.96%)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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