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빚투’ 빨간불]
“中 GDP 44% SOC-건설업 투자
성장모델 붕괴, 온천지 위험 신호”
런민은행은 “대출 확대하라” 압박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진입, 부동산업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 및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진 가운데 지난 40년 동안 중국의 급격한 성장을 이끈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건설 위주의 성장모델이 더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 시간) ‘중국의 40년 호황이 끝났다(China’s 40-Year Boom Is Ov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은 수십 년 동안 공장, 고층 건물, 도로 등에 투자해 경제를 발전시켰고, 이는 중국을 ‘글로벌 거인’으로 만들었다”며 “이 경제모델이 무너져 내리고 위험 신호가 온 천지에 널렸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과 SOC 투자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어 경기를 부양해 왔지만 현재는 중앙·지방정부 모두 부채에 허덕이고 있고 건설할 것 또한 바닥났다는 취지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44%를 자국 기반시설과 건설업에 투자해 왔다. 이는 전 세계 평균(25%)보다 훨씬 높다. 실제로 중국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꼽히는 구이저우(貴州)성은 1700개 이상의 교량과 11개 공항을 건설하면서 지난해 3880억 달러(약 521조 원)의 부채가 발생했다. 중국 서남재경대학 연구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도시 아파트의 약 5분의 1이 비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리서치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중국의 추세 성장률이 2019년 5%에서 3%로 둔화됐고 2030년에는 약 2%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WSJ는 “이러한 속도라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20년에 설정한 2035년까지 경제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랜 야망인 미국을 추월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덤 투즈 미 컬럼비아대 역사학 교수는 “우리는 세계 경제사에서 가장 급격한 궤도를 그리는 기어 변환을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21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한다. 중국 경제 하강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런민은행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런민은행은 또 18일 금융감독관리총국 등과 회의를 열어 금융위기 예방 방안 등을 논의하며 금융기관들에 경제 회복을 위해 대출을 확대하라고 주문했다고 20일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런민은행은 “주요 금융기관은 책임을 지고 대출을 늘려야 하며 대형 국유은행은 계속 기둥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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