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우디 등 포함 ‘브릭스+’ 구상
인도-브라질은 외연 확대 떨떠름
‘ICC 체포영장’ 푸틴은 화상 참석
한미일 3개국의 밀착 등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거세지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시 주석은 22∼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반미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만난 후 올 들어 두 번째 해외 순방이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22일 새벽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한 시 주석을 현장에서 직접 맞이하며 극진히 예우했다. 두 정상은 올해 회의의 공동의장이다. ‘브릭스와 아프리카’를 의제로 한 올해 회의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군이 자행한 전쟁범죄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은 화상 참석으로 대신했다.
중국중앙(CC)TV 영어방송 채널 CGTN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브릭스 회원국을 늘린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 미 주도의 주요 7개국(G7)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이란, 이집트,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 22개국은 이미 브릭스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벨라루스, 쿠바 등 반미 성향의 국가 또한 가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탈(脫)달러도 주요 의제다. 브릭스는 무역, 결제 등에서 미 달러화의 비중을 낮추고 중국 위안화 등 각국 통화의 사용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 주석은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회담도 속속 개최해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원국을 늘리자는 중국의 주장에 대한 이견 또한 상당하다. 브라질, 인도 등은 기존 회원국의 경제력과 영향력에 미치지 못하는 나라가 신규 회원국이 되는 것을 반기지 않고 있다.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는 브릭스가 중국 주도의 기구가 되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시 주석이 회의 기간 중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따로 면담할지도 관심사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자신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에 인도를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브릭스 회원국의 이해관계가 상이하고 브릭스의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각국의 제안은 아직 모호한 상태”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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