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북서부의 협곡을 건너는 케이블카가 약 300m상공에서 케이블 일부가 끊어진 채로 위태롭게 매달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케이블카에는 등교하던 어린이 6명과 교사 2명이 타고 있었는데 7시간 이상을 갇혀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7시경(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바타그램시 산악지역에서 어린이들이 탑승한 케이블카의 줄이 끊어졌다.
케이블카는 산악지대 마을을 이어주는 교통수단으로 현지에서는 ‘돌리’라고 부른다. 인근 마을의 아이들 150여 명이 이 케이블카로 등하교를 한다.
사고 케이블카에는 아침 등교하는 10∼16세 학생 6명과 교사 2명이 타고 있었다. 케이블카는 줄 하나가 끊어지면서 지상 골짜기로부터 275m 상공에 매달리게 됐다.
이곳은 워낙 오지인 탓에 당국의 구조 헬기가 도착하는데만 4시간이 넘게 걸렸다. 초반에는 케이블카 상부에 헬기를 띄워 어린이 1명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으나 이후 구조는 난항을 겪었다.
바람이 세차고 남아있는 케이블선이 헬기 회전날개에 훼손될 염려가 있었다. 게다가 날까지 어두워지면서 헬기를 계속 띄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헬기 구조는 중단됐다. 여러번의 구출 시도가 실패하는 동안 물과 음식은 성공적으로 전달 됐다.
대원들은 끊어지지 않은 나머지 케이블을 통해 ‘임시 집라인’을 만들어 접근하는 방법을 택했다.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일부 어린이는 의식을 잃었지만, 인명피해 없이 사고 약 12시간 만에 8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한 교사는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가 몇 시간동안 기절해 있었다”고 말했고, 구조대원은 “한 어린이가 ‘더위와 공포’로 인해 기절했다”고 밝혔다. 기절한 아이가 1명인지 2명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던데다 당초 구조 실패 소식이 먼저 보도되며 BBC와 CNN엔 등 전세계 외신들이 초조하게 지켜봤다. 현장에는 군부대와 구조당국, 지역 행정기관, 현지 주민들까지 찾아와 구조에 힘을 보탰다.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총리는 모든 아이가 안전하게 구조됐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파키스탄 전역의 케이블카와 체어리프트를 점검하고, 낡고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시설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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