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몬도 27일 방중… 美 “中침체 원치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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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 中기업 ‘잠정적 수출규제’ 제외
러몬도, 반도체 최종규칙 논의할듯
習 “中경제 거대한 배, 계속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총괄하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사진)이 27∼30일 중국을 방문한다. 부동산 위기 등으로 중국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규제의 주무 장관이 중국 땅을 밟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는 27개 중국 기업을 잠정적 수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며 유화 손짓을 보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러몬도 장관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한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분리)’을 추구하지 않으며 공급망 탄력성을 확보하고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완화)’을 추진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몬도 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경기 둔화 및 침체를 원한다’는 중국 일각의 시각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부진은 미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7월 청년실업률 미공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은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와도 만나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올 5월 취임한 셰 대사가 러몬도 장관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도체 규제의 최종 규칙에 대한 논의가 러몬도 장관의 주요 방중 의제가 될 것으로 점쳤다. 지난해 10월 대중 반도체 규제를 시작한 미국은 최근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첨단반도체 등에 대한 투자 규제도 하기로 해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이에 관한 논의는 물론이고 중국이 지난달부터 실시하고 있는 반(反)간첩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은 내외국인에게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반간첩법이 인권 탄압 도구로 쓰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연설을 통해 “중국 경제는 올 초부터 긍정적인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강한 회복력, 엄청난 잠재력, 큰 활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위기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또 중국 경제의 강점인 초대형 시장, 풍부한 노동력 등을 거론하며 “중국 경제라는 ‘거대한 배’는 바람을 타고 파도를 가르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중국#반도체#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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