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기를 든 인물을 숙청하는 ‘공포 정치’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프리고진 사망 하루 전인 22일(현지 시간)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해임된 사실 또한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그는 시리아 내전 등에서의 무자비한 폭격 전술로 ‘아마겟돈’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프리고진의 반란과 연계됐다는 소문이 돌며 자취를 감췄다가 돌연 해임됐다. 이를 두고 러시아 엘리트를 향한 푸틴의 경고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연이은 숙청이 사회 분열과 혼란을 고조시켜 결국 푸틴 정권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관측도 상당하다. 이미 일부 바그너그룹 조직원은 보복을 거론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한 용병은 텔레그램에 “복수할 것”이라고 썼다. “국방부와 정규군의 반역자를 죽여라” “(푸틴 집무실인) 크렘린궁으로 향하라”는 댓글도 달렸다. 바그너그룹이 반란 당시 잠시 점령했던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벨고로드는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바그너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돌입했으며 러시아군에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프리고진의 사망 당일 벨라루스 내 몇몇 바그너 기지가 해체됐고 일부 용병은 호송대를 꾸려 벨라루스를 떠났다고 전했다.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은 CNN에 “러시아 정부가 아프리카, 아시아 등 바그너그룹이 활동하는 지역에서 용병들에 대한 지휘권을 주장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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