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은 17.5%에서 25%로 기준 금리를 파격적으로 인상했다. 정책 금리는 이로써 두달 새 8.5%에서 25%로 상승했는데, 이로 인해 리라화 가치도 급등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앙은행은 20%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문가들 예상과 달리 이같이 25%로 7.5%포인트를 올리는 대폭적인 인상을 단행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개선될 때까지 적시에 점진적으로 필요한 만큼 통화긴축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흐멧 심섹 재무장관 역시 “우리는 단호하다. 가격 안정이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이런 금리인상은 그간 비정통적 저금리 정책을 고집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장 변화로 인해 가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방송에서 연설했다. 그후 리라화는 달러 대비 6% 올랐다.
경제 분석가 리암 피치는 이번 인상이 “정통 정책으로의 전환이 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5월 수십년 래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 중 치러진 선거에서 어렵게 승리한 후 시장 친화적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중앙은행은 월가은행 임원 출신인 하피즈 게이 에르칸이 주재한 첫 회의에서 금리를 8.5%에서 15%로 인상했다. 그후 지난달에는 2.5%포인트를 인상했다.
사람들은 대선 후 정통 경제학 옹호자 심섹이 새로운 재무장관으로 임명되는 등 새로운 경제팀이 꾸려지자 큰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예상만큼 강한 정책이 나오지 않아 실망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수년간 저금리를 강요하다 못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는 중앙은행장을 수차례 해고했기에 에르칸 중앙은행 총재와 심섹 장관이 느린 접근방식을 추구했을 것이라고 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0년 말과 2021년 초 금리 인상 시도 4개월 만에 중앙은행 총재 한 명을 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에르칸 총재는 지난 한 달 동안 존경받는 경제학자 3명을 중앙은행 최고위직에 임명함으로써의 향후 전투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했다.
튀르키예의 물가상승률은 작년 10월에 연간 85%로 정점을 찍었다. 선거운동 당시의 지출로 7월 연간 인플레가 47.8%로 다시 치솟았고 중앙은행은 내년 4~6월에도 최고 6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를 인상했지만 인플레이션을 내리는 효과를 보이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튀르키예의 소비자 물가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인플레와의 싸움이 공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 시장 경제학자 티모시 애쉬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제 정말 인상적인 팀을 갖추고 있다. 터널 끝에 빛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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