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인들이 현지 식당 등에 수천 통의 항의 전화를 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27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오염수가 방류되기 시작한 24일 이후 후쿠시마현 지방자치단체 사무실, 음식점, 학교 등에는 중국 국가번호 ‘86’으로 시작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도쿄 콘서트홀부터 수족관, 식당, 제과점에 이르기까지 일본 기업들과 단체들은 중국에서 걸려온 전화로 정상적 운영이 어려울 정도라고 AFP는 전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후쿠시마 식당 등 일본 번호로 전화를 걸어 항의 과정을 담은 인증 동영상들이 잇달아 공유되고 있다.
영상에서 한 중국인은 “‘모시모시’(여보세요)”라고 일본어로 시작한 뒤 “왜 방사능 처리수(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나요?”와 같은 말들을 중국어로 이야기한다.
후쿠시마현의 한 라멘집은 하루에만 1000여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걸려온 것이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도쿄의 한 구청 문화센터는 업무가 마비돼 담당자 연결을 일시 중단했다.
히로시 고하타 후쿠시마 시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틀간 시청에도 약 200건의 유사한 전화(중국의 항의 전화)가 걸려 왔고 지역 학교, 식당, 호텔도 (항의 전화) 표적이 됐다”며 “이 같은 사안을 일본 정부에 보고하고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외무성은 26일 성명을 내 유감을 표하며, 일본 주재 중국 대사관의 관리들에게 침착한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지난 2011년 3월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붕괴했던 후쿠시마 원전 3기를 냉각하는 데 사용된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다. 오염수는 올림픽 수영장 500개 분량에 달하며, 방류된 오염수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모든 방사성 원소를 걸러냈다고 AFP는 보도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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